• 그림의 쓸모:인문학자가 만난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22점의 명화

    그림의 쓸모
    표지의 ≪씨 뿌리는 사람≫에 끌려 펼친 책 — ≪그림의 쓸모≫


    위 문장은 ≪그림의 쓸모≫ 들어가는 글 맨 처음에 나오는 구절로, 빈센트 반 고흐가 남긴 말이라고 합니다. 고흐는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화가입니다. 이 책 역시 표지에 실린 고흐의 작품 ≪씨 뿌리는 사람≫을 보고 망설임 없이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표지에 실린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 은 이 책의 본문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신 본문에는 고흐의 대표작인 ≪별이 빛나는 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씨 뿌리는 사람≫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고 넘어갈까 합니다.

    제가 이 작품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몇 년 전 전시회에서 원화를 보고 한눈에 반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그림의 웅장한 크기에 압도당했고, 선명한 색채와 특유의 질감에 다시 한번 매료되어 한참 동안 그 앞을 떠나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작품은 강렬한 노란빛과 푸른빛의 대비가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화면 중앙의 거대한 태양은 밭에 씨를 뿌리는 농부의 머리 뒤에서 생생하게 세상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고흐는 삶의 극심한 고통과 고독 속에서도 끊임없이 붓을 들었고, 언젠가 결실을 맺을 미래를 기대하며 씨를 뿌렸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정작 자신은 그 결실의 빛을 끝내 보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이 그림은 우리에게 지금 당장 눈앞에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오늘 하루를 견디며 뿌린 노력의 씨앗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진리를 전달하는 듯합니다. 고흐의 삶 자체가 어둠 속에서 해를 기다리는 과정이었기에, 그의 말과 그림은 더욱 묵직한 울림을 전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누구나 짙은 어둠을 통과하는 시기를 겪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걸어갈 때, 타인의 백 가지 조언보다 그림 한 점이나 문장 한 줄이 더 깊은 위로를 건네기도 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미술사를 다루는 지식 서적이 아니라, 예술이 어떻게 우리의 지친 일상을 치유하고 삶의 동력이 될 수 있는지를 일깨워 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미술이 삶의 ‘쓸모’가 되는 순간들

    ≪그림의 쓸모≫에서는 명화를 단순히 감상의 대상으로만 두지 않습니다. 총 22점의 그림을 크게 네 개의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합니다. 책의 차례 부분만 보아도 이 책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Part 1. 어둠이 짙을수록 별은 빛난다 · 포기하고 싶을 때 보는 그림

    • 피하지 않고 마주할 때 일어나는 기적│뭉크, 〈절규〉
    •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프리다, 〈뿌리〉
    • 깊은 절망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단 한가지│고흐, 〈별이 빛나는 밤〉
    • 빛과 어둠의 공존을 꿈꾼 화가│카라바조,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
    • 한계와 차별을 넘어서기 위하여│아르테미시아, 〈회화의 알레고리로서의 자화상〉

    Part 2. 인생에서 버릴 것은 하나도 없다 · 고독할 때 보는 그림

    • 평안에 이르는 가장 빠른 방법│루소, 〈잠자는 집시〉
    • 조용히 내면을 바라보는 일이 중요한 이유│프리드리히,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 인생의 유한성을 깨달아야 다음이 있다│홀바인, 〈대사들〉
    • 친구가 많아도 혼자인 것 같을 때마다│쇠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 간절히 바라는 마음의 힘│뒤러, 〈기도하는 손〉
    •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는 법│라파엘로, 〈아테네 학당〉

    Part 3. 진짜 가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 시야를 넓히고 싶을 때 보는 그림

    • 진짜로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렘브란트, 〈돌아온 탕자〉
    • 사랑의 본질을 묻다│클림트, 〈키스〉
    • 행복을 그리는 화가│뒤피, 〈니스의 열린 창문〉
    • 인생에서 뿌리고 키워야 하는 것│밀레, 〈씨 뿌리는 사람〉
    •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힘│모네, 〈수련〉
    •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바로 옆에 있다│르누아르, 〈피아노를 연주하는 소녀들〉

    Part 4. 인생은 견디는 기쁨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 행복을 채울 때 보는 그림

    •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을 구성하는 것들│미켈란젤로, 〈아담의 창조〉
    • 남이 정한 길을 벗어나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마티스, 〈이카루스〉
    •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드가, 〈무대 위 발레 리허설〉
    •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무하, 〈슬라브 서사시 연작 No. 1〉
    • 매일 똑같던 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면│벨라스케스, 〈라스 메니나스〉

     

    “가장 어두운 밤도 언젠간 끝나고 해는 떠오를 것이다”라는 구절처럼, 이 책은 팍팍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뜻한 햇살을 비춰줍니다. 미술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나 편안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으며, 책장을 덮을 때쯤엔 마음 한구석에 든든한 용기가 차오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캔버스 위에 묵묵히 차올랐던 고흐의 빛깔처럼, 책 속에 담긴 화가들의 치열한 삶과 명화는 지친 일상에 조용히 다가와 굳어있던 마음을 부드럽게 두드려 줍니다.

    혹시 지금 마음에 깊은 어둠을 통과하며 짙은 외로움을 겪고 계신다면, 반 고흐의 따뜻한 시선과 ≪그림의 쓸모≫가 전하는 문장들에 귀를 기울여 보시길 권합니다. 당신의 길고 차가운 밤도 언젠가 마침내 끝나고, 머지않아 삶을 온통 환히 밝혀줄 찬란한 해가 떠오를 것입니다.

    뒷표지 이미지
    “예술은 삶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해 준다” – 빈센트 반 고흐

    * 책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링크를 걸어둡니다. [yes24.com]